염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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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8년에는 영국 헨리 스위트Henry Sweet, 1845-1912가 개발한 음성 기호를 빌려 국제음성기호International Phonetic Alphabet.IPA의 초안을 완성했는데 이 기호표의 가장 중요한 원칙은 언어와 상관없이 '하나의 소리는 하나의 글자로 표기한다'는 것이었다. 이로써 개별 언어의 벽을 초월하는 표준 체계를 확립할 수 있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유럽 언어의 발음에만 집중했던 이 문자표는 1890년대 들어서면서 아랍어를 비롯한 유럽 밖의 다양한 언어까지 포함했고, 그후로 국제음성기호는 언어학자들은 물론 수많은 외국어 학습자들의 유용한 길잡이가 되어주었다. 그뿐만 아니라 여러 언어의 발음 연구는 꾸준히 활발하게 이어졌고, 새로운 발음을 반영한 개정이 자주 이루어졌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연구 대상의 언어는 더 다양해졌고, 이에 따라 1989년 대폭 개정된 데 이어 현재 사용하는 기호표는 2018년 개정판이다


음성기호를 개정하기도 한다는 게 왜 놀랍게 느껴지는거지

염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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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같은 영어 모어 화자에게 특히 한국어 어두에 나오는 ㄱ, ㄷ, ㅂ, ㅈ 같은 글자 발음은 ㅋ, ㅌ, ㅍ, ㅊ과 구분하기 어렵다. 한국어 어두의 'ㄱ' 발음은 영어의 [k]와 [g] 사이에 있다. 그런데 국제음성기호에서 'ㄱ'은 [k]로 쓴다. 결과적으로 국제음성기호가 한국어와 영어의 차이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런 부분은 오히려 한국어와 영어 발음의 미묘한 차이를 드러내줌으로써 나의 경우에는 'ㄱ', 'ㄷ', 'ㅂ', 'ㅈ'으로 시작하는 발음에 특히 주의를 기울였고, 지금까지도 강연이나 인터뷰할 때 잘못 발음하지 않도록 신경을 쓰고 있다.